새해를 맞아 그간 가보고 싶었던 영천 영지사에 다녀왔습니다. 영지사는 오래된 고찰로 대웅전에 있는 악착보살이 유명한 사찰입니다. 겨울바람 차갑지만 악착보살을 볼 수 있다는 부푼 기대를 안고 다녀온 영지사에서 새해다짐도 하고 설화에서 용기도 얻은 이야기 전해드리겠습니다.
반야용선 악착보살
반야용선은 용이 지혜와 깨달음을 얻은 중생을 극락정토로 데려다주는 배를 말합니다. 반야는 진리를 깨닫는 것이고 용선은 용의 모양을 한 배로 중생을 진리의 세계로 이끌어 주는 부처님의 자비를 반야용선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 반야용선 설화중에 악착보살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보살이 반야용선을 타야 하는 시간을 지체하여 배가 떠날 때 도착하게 됩니다. 급한 마음에 떠나는 배의 밧줄에 악착같이 매달려 극락정토에 도착했다는 설화입니다. 그 후 보살님은 악착보살로 불리고 지금까지 설화로 그 의미를 보여주고 계십니다.
영천 영지사 대웅전 악착보살
청도 운문사와 영천 영지사에 악착보살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자주 가는 영천에서 영지사에 다녀왔습니다. 오래된 고찰로 마을에서 골짜기로 한참을 들어가 있습니다. 사찰 곳곳이 수리 중이지만 대웅전은 오래되었지만 아늑한 기운이 감도는 사찰입니다. 대웅전에서 부처님과 신중단에 삼배를 올리고 악착보살님을 찾아봅니다.
영지사 후불탱화는 중앙에는 석가좌상이 계시고 양 옆으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그리고 뒤로는 부처님의 제자 가섭과 아난 제자 2위와 함께 하늘의 구름을 조화롭게 그려놓은 불화입니다. 빛바랜 모습이 마냥 신기한데 학술적으로 가치가 놓은 탱화라고 합니다.
설화처럼 긴 용선에 악착보살이 매달려있습니다. 연등 사이로 보이는 보살은 용선 밧줄을 악착같이 붙잡고 있습니다. 불자라고 해서 사찰에만 드나들 것이 아니라 수행자의 마음으로 악착같이 불법을 붙들라고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나라면 저리 악착같이 매달려 있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도 들고 극락정토로 가는 배에 오를 만큼 잘살고 있는 건지 자문도 해봅니다.
살아오면서 저렇게 악착같이 해본 것이 있는지 생각해보니 부끄러워집니다. 새해 맞아 가서 만나고 싶었던 악착보살이 많은 가르침을 줍니다. 제대로 하라고 말하는 것 같고 뭐든 악착같이 해보라고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어린이들에게 불교에 대해 알려주는 유튜브 불교신문tv 미미키아에서는 어린이 오선을 이야기하며 반야용선을 설명합니다.
-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 내가 가진 것을 기쁘게 나누며
- 나와 다른 사람의 몸을 소중히 아껴주고
- 진실하고 착한 말을 하며
- 몸과 마음을 해롭게 하는 물질과 행동을 조심하자
이와 같이 오선을 잘 지키면 반야용선을 타고 극락정토를 갈 수 있다고 합니다. 순수한 어린이는 다 지킬 수 있지만 어른이 저는 잘 지키지 못하고 있는 오선입니다. 어린이 오선 안에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 모두 들어 있습니다. 매일 악착같이 붙들고 행동해야 하는 것을 잘 알고 선한 인생을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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