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사찰여행

만추 파계사 11월 산신각 탱화

송언니야 2025. 11. 23.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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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유난히 하늘 높이 뻗은 나무가 진동루 처마 끝과 맞닿아 셋이서 파이팅 하는 것 같았어요. 이때 괜히 기분이 좋았나 봅니다. 조금 서둘러 도착했더니 주위가 고즈넉하니 맑은 공기가 좋았습니다.

 

파계사 진동루

 

팔공산 단풍도 마무리되어 가는것 같아요. 마지막까지 붉은색을 빛내는 것 같은데 이번 주만지 나면 이마저도 다 떨궈낼 것 같아요. 소나무도 가을 필터를 씌운듯합니다. 갈무리 잘해야 또 새로이 에너지 채워지듯 저도 가을 겨울 갈무리 잘해야겠어요.

 

파계사 오르는길

 

파계사에 가면 원통전 공사중으로 설법전에서 관음보살님 뵙고 다음은 산신각에서 산신할아버지 뵙고 기영각에서 치성광여래부처님께 기도 올리고 있어요. 오늘따라 산신각 호랑이가 눈에 띄어 탱화 속 호랑이에 대해 알아봤어요.

 

파계사 산식각 탱화

 

산신각 탱화( (山神閣 幀畵 )는 한국 불교 사찰 산신각에 모셔지는 불화입니다. 그림속 요소들은 하나하나 깊은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호랑이는 산신의 가장 중요한 동반자이자 사자(使者)로 묘사됩니다. 한국의 전통 신앙에서 호랑이는 산의 영물로 여겨졌으며, 산신각 탱화에서는 산신령의 권위와 위엄을 상징해요. 

동시에 악귀를 물리치고 사찰을 수호하는 벽사(辟邪)의 역할도 담당합니다. 흥미롭게도 호랑이는 무서운 맹수이면서도 산신 옆에서는 온순한 모습이나 다소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그려지는데, 이는 맹수에서 산신의 덕화(德化)를 받아 교화된 존재임을 나타냅니다.

영지버섯(靈芝)은 불로장생의 선약으로, 산신의 신선적 성격을 강조해요. 도교적 영향을 받은 이 상징물은 산신이 단순한 토속신이 아니라 도교의 신선과 같은 초월적 존재임을 보여줍니다. 영지는 천년을 산다고 여겨져 장수와 불멸을 상징하며, 산신각을 찾는 신도들의 무병장수 기원과도 연결됩니다.

물 끓이는 동자는 산신을 시봉하는 존재로, 여러 의미를 내포합니다. 끓는 물은 차를 달이는 행위와 연결되어 선(禪)적 수행과 깨달음을 암시하며, 동시에 정화와 치유의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민간신앙적 측면에서는 약을 달이는 모습으로 해석되어 병을 고치는 산신의 영험함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또한 동자의 존재 자체가 산신각이 단순한 민간신앙의 공간이 아니라 불교적 수행과 도교적 신선 사상이 융합된 공간임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산신각 탱화 속 요소들은 한국 불교가 토착 산악신앙과 도교, 불교를 창조적으로 융합시킨 독특한 종교문화를 잘 보여주는 예시입니다. 이제 산신각 탱화속 호랑이가 달리 보이겠지요.

 

파계사 일주문
파게사 일주문

 

이제 곧 겨울이 오고 길 미끄러워 걸어 올라올 텐데 그때 일주문 자세히 보고 사진으로 담아볼게요. 매번 차로 이동하다 보니 이렇게 스쳐 지나갑니다. 늘 좋은날 감사가 넘치는날 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