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에 서너 번은 다녀오는 갓바위를 가까이 있으면서 너무 오랜만에 올랐습니다. 새벽부터 밤낮 상관없이 모두 갓바위 부처님을 찾는 이유가 있을 텐데요. 제가 팔공산 갓바위 부처님을 찾는 이유 3가지입니다.
1. 갓바위 부처님의 영험함
소원 한 가지는 꼭 이뤄 주신다는 갓바위 부처님, 그래서 입시 수능 때는 인산인해입니다. 자식을 위한 소원도 나를 위한 소원도 부처님 전에 빌면 이뤄주신다고 합니다. 주차장을 출발해 관암사를 거처 돌계단을 오르기 시작하면 사실 아무 생각이 없어집니다. 한참을 힘들다 풍경이 한번 눈에 들어오고 쉬어가는 정자도 보이고 간간히 스치듯 지나는 생각이 제가 바라던 소원하는 일입니다.
그렇게 올라 부처님을 올려다보면 답을 주실 때도 있고 생각 정리되어 얽혀있던 마음이 풀어집니다. 부처님 뒤로 보는 하늘도 매번 다르고 부처님 미소도 다릅니다. 이런 게 좋은 기운이고 영험함이라 생각됩니다.
2. 나의 체력 테스트
매일 꾸준히 걷기 운동할 때는 꼭대기까지 가는 동안 한두 번 잠시 쉬었다가 오르는데 평소 운동 게을리하고 부처님 뵈러 가려면 걱정이 한가득입니다. 오르는 길 힘들고 다음날 근육통을 알기 때문인데요. 그래도 오르고 나면 시원함 뿌듯함과 함께 나의 체력도 알 수 있습니다.
이번엔 심장이 벌렁거리며 튀어나올 것 같지 않았고 정자마다 쉬지 않았고 중간 지나서 잠시 쉬어갔으니 아직 괜찮구나 하고 느낍니다. 다음날인 오늘 아침 온몸이 살짝 뻐근한데 종아리 근육만 조금 힘들 뿐 양호한 상태여서 지금처럼 생활하며 가벼운 운동 꾸준히 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3. 마음 정리 생각정리가 필요할 때
일과 함께 온라인 속 파이프라인을 만들려고 퇴근 후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조바심도 생기고 마음의 여유도 없고 생각이 꼬여 계획한 대로 진행이 잘 안 되는 상황이 됩니다. 평소라면 저녁마다 운동을 꼭 하고 몸을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 저는 생각과 마음의 실타래는 운동이나 여행을 통해 힐링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으면 풀어집니다.
사찰여행과 낮은 산행으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최적에 장소가 집 근처 북지장사와 갓바위입니다. 갓바위 가는 길이 조금은 힘든 산행이지만 중간에 관암사도 있고 오르는 중간마다 쉼터와 풍경이 지루하지 않고 계속 정리되고 풀어집니다. 부처님 앞에 자리하나 놓고 마주 보고 있거나 눈감고 잠시 명상, 멀리 대구 시내를 바라만 봐도 힘든 생각이 사라지고 벅찬 마음과 몸과 마음이 리셋되어 내려옵니다.
갓바위 가고 오는 길 소소한 팁
갓바위를 능선을 타고 오르시는 분도 계신데 저는 가로등 밝고 사람 많은 계단으로만 다닙니다. 사계절 내내 24시간 언제 가더라도 앞사람이 있는 곳이지만 초행길이나 자주 오르지 않는 분은 남은 거리가 도대체 얼마인지 다 왔다는데 답답하기만 합니다. 올라가다가 가로등에 숫자가 있는데 부처님 바로 아래까지 이어집니다. 관암사에서 출발할 때 6번이고 31번은 보아야 도착입니다.
오르는 동안 쉼터 정자가 두 개에 큰 바위 아래 쉼터가 있고 의자만 있는 곳이 두 군데 정도이니 가파른 계단 체력 안배 잘하시길 바랍니다. 내려올 때 다리 풀려 터벅터벅이면 무릎에 좋지 않으니 스틱 하나 정도 있으며 도움됩니다.
일행이 부처님 전에 기도할 동안 서있기가 힘드시면 바로 아래 유리광전에서 앉아 잠시 쉬셔도 됩니다. 위패를 모신 지장전인데 한겨울이면 바닥 따뜻하고 여름엔 시원한 곳으로 갓바위 부처님을 티브이로 보며 기도하는 분 잠시 쉬어가는 분들이 언제나 계시는 곳입니다.
관암사는 주차장에서 갓바위 부처님을 보기 위해 꼭 거쳐가는 사찰입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힘들어 해우소만 들리거나 의자에서 잠시 쉬어 가는 곳입니다. 종루를 거쳐 지나가기 바빠서 대웅전까지 보고 가시지 않는 것 같은데 대웅전 벽화가 부처님 생애를 그린 팔상도입니다. 법당 안 부처님도 온화하게 맞아주시고 조용히 앉아 숨 고르기 좋은 곳입니다. 대웅전을 돌며 벽화도 감상하면 좋겠습니다.
새벽에 혼자 출발해서 갓바위 부처님도 보고 풍광도 눈에 담고 관암사 들러 물 한잔 마시고 벽화도 보고 알차게 둘러보고 왔습니다. 몸을 움직여 내 마음과 생각을 정리하고 에너지 가득 채워 힘차게 스타트합니다.
- 팔공산 갓바위 자차장 : 무인이지만 양심 주차비 1000원입니다. 입구에 무인 주차요금통에 넣어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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